[전통문화]전통 등잔에 불을 밝히던 방법과 전기가 없던 시절의 밤 생활

해가 진 뒤에도 집 안에서 일을 하려면 불빛이 필요합니다. 오늘날에는 전등을 켜면 방 전체를 밝힐 수 있지만, 전기가 보급되기 전에는 기름을 태우는 등잔이나 촛불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등잔은 작은 그릇에 기름을 담고 심지에 불을 붙여 사용하는 조명 도구입니다. 불빛이 밝지는 않았지만 바느질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 밤에 필요한 일을 이어가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여러 형태의 등잔을 만들어 왔으며, 시대에 따라 사용하는 기름과 등잔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작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불을 밝혔습니다

전통적인 등잔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기름을 담는 그릇과 불을 붙이는 심지가 기본적인 부분이었습니다.

그릇에 담긴 기름이 심지에 스며들면 심지 끝에서 불꽃이 유지되는 방식입니다. 기름이 줄어들거나 심지의 상태가 나빠지면 불빛도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등잔을 만드는 데에는 흙이나 돌, 도자기, 놋쇠와 같은 여러 재료가 사용되었습니다.

작은 종지처럼 생긴 등잔도 있었고, 받침대 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만든 등잔도 있었습니다. 제작 시기와 사용 장소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양했습니다.

등잔에 사용한 기름과 심지

등잔의 연료로는 참기름과 콩기름, 아주까리기름 등의 식물성 기름이 사용되었습니다. 동물성 기름이나 생선에서 얻은 기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심지는 한지나 솜, 삼실 등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재료가 기름을 머금도록 하여 불꽃이 계속 타게 했습니다.

전통 등잔에서는 심지를 그릇 가장자리에 걸쳐 놓거나, 그릇 가운데 심지를 세우는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기름과 심지는 함께 필요한 재료였기 때문에 등잔을 사용하는 집에서는 불을 켜기 전에 두 가지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등잔의 높이와 위치도 중요했습니다

작은 등잔 하나를 방바닥에 놓으면 그 주변부터 밝아집니다. 하지만 등잔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같은 밝기로 비추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등잔을 받침대에 올려 높이를 조절하거나, 필요한 곳으로 옮겨 사용하는 방법이 활용되었습니다.

등잔을 받치는 도구를 등잔대라고 합니다. 나무나 금속으로 만든 등잔대가 있었고, 높이와 장식에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등잔을 올려놓는 위치에 따라 빛이 닿는 범위가 달라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고 있는 일에 맞춰 불빛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밤에 바느질하거나 책을 읽을 때

해가 진 뒤에도 옷을 손질하거나 바느질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때는 손으로 작업하는 부분이 보일 수 있도록 등잔을 가까이 두었습니다.

책을 읽거나 글씨를 쓸 때에도 불빛이 필요했습니다.

다만 등잔의 불꽃은 바람의 영향을 받기 쉽고, 주변에 그을음이 생길 수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밝은 곳에서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는 오늘날의 전등과는 사용 환경이 달랐습니다.

옛사람들이 밤에 일을 하는 데에는 불을 밝히는 수고도 함께 따랐던 것입니다.

불꽃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

등잔은 한 번 불을 붙였다고 해서 계속 같은 상태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기름이 줄어들면 새 기름을 보충해야 했고, 심지가 타면서 끝부분의 상태가 달라지면 불꽃도 고르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불이 지나치게 커지거나 불완전하게 타면 그을음이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등잔을 사용한 유물에서 검게 그을린 흔적이 발견되는 것도 이러한 사용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기름을 흘리거나 등잔을 넘어뜨리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도 있었습니다.

당시의 집에는 목재와 종이, 천으로 만든 물건이 많았으므로 불을 다루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등잔 주변에 불이 옮겨붙을 만한 물건이 없는지 살피고, 사용을 마친 뒤에는 불씨가 남지 않도록 해야 했습니다.

이처럼 등잔은 어두운 곳을 밝히는 데 필요한 도구였지만, 사용하고 관리하는 데에는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등잔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등잔은 한 가지 형태로만 사용된 것이 아닙니다.

삼국시대의 유물 가운데에는 여러 개의 작은 등잔을 하나의 구조물에 연결한 형태도 남아 있습니다.

경주 덕천리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등잔은 여섯 개의 작은 등잔이 연결된 모습입니다. 내부의 통로가 이어져 있어 한곳에 기름을 부으면 여러 등잔에 기름이 공급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유물은 오래전부터 불을 밝히는 도구의 구조를 다양하게 고안했음을 보여줍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등잔뿐 아니라 의례를 위한 등잔도 있었으며, 사용하는 장소와 목적에 따라 형태가 달랐습니다.

석유가 들어오면서 달라진 호롱

19세기 후반 석유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등잔의 모습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의 종지형 등잔과 달리, 석유를 사용하는 호롱에는 뚜껑과 심지꽂이가 마련되었습니다. 석유가 담긴 용기와 불꽃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면서 심지를 통해 연료를 공급하는 구조였습니다.

호롱은 기존의 등잔과 마찬가지로 불꽃을 이용해 밝히는 조명 도구였지만, 사용하는 연료와 내부 구조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석유가 널리 이용되면서 생활에 사용하는 등잔의 종류도 달라졌습니다. 다만 새로운 조명 도구가 등장했다고 해서 이전의 기름 등잔이 곧바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등이 보급된 뒤의 생활 변화

우리나라에 전등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세기 말입니다. 그러나 전기가 일부 지역에 공급되기 시작했다고 해서 모든 가정에서 곧바로 전등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역과 생활 형편에 따라 전등의 보급 시기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곳에서는 석유 호롱이나 다른 조명 도구를 계속 사용했습니다.

이후 전등이 점차 널리 보급되면서 밤에 불을 밝히는 방법도 달라졌습니다.

전등은 불꽃을 직접 다루지 않고도 실내를 밝힐 수 있었고, 등잔에 기름을 보충하거나 심지를 손질하는 일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서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고,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밤의 생활환경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옛 생활도구로 남아 있는 등잔

오늘날 등잔은 일상적인 조명 도구보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전통 생활용품으로 익숙합니다.

오래된 등잔을 살펴보면 기름을 담던 작은 그릇부터 정교하게 제작된 받침대, 석유를 사용하던 호롱까지 여러 형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등잔에는 당시 구할 수 있었던 연료와 재료, 불빛을 사용하던 방식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전등을 켜는 일이 당연해진 오늘날과 달리, 예전에는 밤에 작은 불빛 하나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기름과 심지를 준비하고 불꽃을 살펴야 했습니다.

등잔은 어둠을 밝히는 도구이면서 전기가 보급되기 전 사람들의 생활환경을 보여주는 물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