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볏짚으로 새끼줄과 멍석을 만들어 사용했던 이유와 일상에서의 쓰임

가을에 벼를 수확하고 낟알을 털어내면 줄기와 잎 부분인 볏짚이 남습니다. 오늘날에는 볏짚을 농업용 자재나 사료 등으로 활용하지만, 예전 농촌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재료로도 널리 사용했습니다.

볏짚을 꼬아 만든 새끼줄은 물건을 묶거나 지붕을 손질하는 데 쓰였고, 여러 가닥을 엮어 만든 멍석은 수확한 곡식을 말리는 데 이용되었습니다.

볏짚은 농사를 마친 뒤 남는 재료였지만, 당시의 생활에서는 여러 용도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었습니다.

농사를 마친 뒤에도 볏짚이 필요했던 이유

벼농사를 짓는 집에서는 수확한 벼에서 낟알을 분리한 뒤에도 많은 양의 볏짚이 남았습니다. 이 볏짚을 잘 말리고 모아두면 겨울철이나 이듬해 농사철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볏짚은 가볍고 여러 가닥을 모아 꼬거나 엮을 수 있어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 데 적합했습니다.

농촌에서는 볏짚으로 새끼줄과 멍석뿐 아니라 가마니, 짚신, 지붕에 올리는 이엉 등을 만들었습니다. 물건을 만들 때는 필요한 길이와 굵기, 형태에 따라 짚을 사용하는 방법을 달리했습니다.

볏짚을 말리고 보관하는 일

볏짚을 생활용품의 재료로 사용하려면 수확 후 상태를 살펴야 했습니다.

습기가 많은 볏짚을 그대로 쌓아두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썩을 수 있으므로 적절하게 말려 보관하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짚을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길이가 고르고 상태가 좋은 것을 골라두기도 했습니다. 특히 여러 가닥을 일정하게 엮어야 하는 물건은 재료의 상태가 완성된 형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새끼줄은 볏짚을 꼬아 만든 생활용 줄이었습니다

새끼줄은 볏짚을 가늘게 나누어 손으로 비벼 꼬아 만든 줄입니다. 흔히 새끼라고도 부르며, 굵기와 용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누어 사용했습니다.

짚을 꼬아 길게 연결하면 하나의 줄이 만들어집니다. 필요한 길이만큼 이어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물건을 묶거나 다른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데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새끼줄을 꼬는 방법

전통적으로 새끼줄은 볏짚 두 가닥을 손바닥 사이에 놓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비벼 꼬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새끼줄을 만들 때는 짚이 끊어지지 않도록 살피면서 굵기가 지나치게 달라지지 않게 조절해야 했습니다.

오래전에는 주로 손으로 새끼를 꼬았지만, 이후에는 새끼틀이라는 기계를 사용해 보다 많은 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새끼를 꼬는 일은 농사일이 비교적 적은 시기에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농한기나 비가 내려 바깥일을 하기 어려운 날에 집 안이나 헛간에서 새끼를 꼬는 모습은 옛 농촌의 일상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물건을 묶는 일부터 지붕 관리까지

새끼줄은 사용 범위가 넓었습니다.

곡식을 담은 가마니를 묶거나 짐을 고정하는 데 사용했고, 초가집의 지붕을 덮는 이엉을 엮고 고정하는 데에도 필요했습니다.

지게에 짐을 묶는 굵은 줄이나 가축을 매는 고삐를 만드는 데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새끼줄은 단순한 끈이었지만, 농사와 운반, 집수리 등 여러 일에 필요한 재료였습니다.

멍석은 곡식을 널어 말리는 데 사용했습니다

새끼줄이 물건을 묶는 도구였다면, 멍석은 넓은 바닥을 만들어 주는 생활용품이었습니다.

멍석은 볏짚을 엮어 만든 두꺼운 자리로, 주로 곡식을 펼쳐 놓고 말리는 데 사용했습니다. 지역에 따라 덕석이나 덕서기 등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멍석은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만들기도 했으며, 사용할 때는 마당에 펼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말아서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멍석을 엮는 과정

멍석을 만들 때는 먼저 짚으로 가늘고 질긴 새끼줄을 꼬아 날줄을 마련했습니다. 그 사이에 다른 볏짚을 넣어 엮어 내려가면서 넓은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멍석의 크기는 집에서 필요한 용도에 따라 달랐습니다. 곡식을 많이 말리는 농가에서는 넓은 멍석이 필요했고, 작은 공간에서 사용할 때는 그에 맞는 크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멍석을 짜는 일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줄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하고 짚을 촘촘하게 엮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멍석의 네 귀퉁이에 고리 모양의 손잡이를 달아 옮기거나 정리할 때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멍석 위에서 곡식을 말리던 모습

수확한 곡식을 보관하려면 수분을 줄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농촌에서는 날씨가 맑은 날 마당에 멍석을 펴고 곡식을 넓게 펼쳐 햇볕에 말렸습니다.

벼나 보리, 조와 같은 곡식을 멍석 위에 펼치면 땅바닥에 직접 닿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곡식이 한쪽에 뭉쳐 있지 않도록 고르게 펴고, 마르는 상태에 따라 뒤집어 주는 일도 필요했습니다.

비가 오거나 해가 저물면 널어놓았던 곡식을 한곳에 모아 거두었습니다. 다음 날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멍석을 펼쳐 말리는 일을 이어갔습니다.

멍석은 곡식을 말리는 일뿐 아니라 탈곡할 때 떨어지는 낟알을 받는 용도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마당에 펼친 멍석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멍석은 농사에만 쓰이는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마당에 넓게 펼쳐 놓으면 여러 사람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집안에 손님이 많이 찾아오거나 잔치를 치를 때 멍석을 깔아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여름철에는 가족이 멍석 위에 둘러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농사 도구로 만든 물건이 필요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 공간이 되기도 했던 것입니다.

짚으로 만든 물건을 보관하는 방법

볏짚으로 만든 물건은 습기에 주의해야 했습니다.

특히 멍석처럼 두껍게 엮은 물건은 비에 젖은 상태로 말아두면 안쪽이 잘 마르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사용한 뒤에는 충분히 말리고 습기가 적은 곳에 보관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멍석을 둥글게 말아 처마 밑이나 헛간의 높은 곳에 올려놓는 것도 보관 방법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바닥의 습기나 오염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새끼줄 역시 사용할 때까지 건조한 곳에 모아두었다가 필요한 만큼 꺼내 쓸 수 있었습니다.

볏짚 생활용품에서 살펴볼 수 있는 농촌의 생활문화

새끼줄과 멍석은 오늘날의 노끈이나 건조용 시설처럼 특별한 공장에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볏짚을 구할 수 있는 농가에서는 직접 줄을 꼬거나 자리를 엮어 필요한 도구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합성섬유로 만든 끈과 여러 종류의 농업용 자재가 보급되었고, 볏짚으로 만든 생활용품의 쓰임도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새끼줄과 멍석은 농사를 짓고 남은 재료를 생활에 필요한 물건으로 바꾸어 사용했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옛 농촌에서는 벼를 수확하는 일이 곡식을 얻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확 후 남은 볏짚까지 모아두고 다음 농사와 집안일에 활용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마련했습니다.